마지막 남은 팬들과 함께 경기장을 떠난 밤 10시가 훨씬 넘은 무렵. 창원 엘지 세이커스 가 플레이오프에서 막 탈락하여 팀의 30년 역사상 첫 우승을 위한 경쟁에서 또 한 번 실 패한 순간 이었다.
이건 내가 기대했던 결말이 아니었다. 경기장을 떠나기에 너무 힘들어하는 내 자신을 발 견하면서 상실의 무게가 내 심장을 누르고, 발걸음은 또 왜 이리 무거운지… 언젠가 느 꼈을 익숙한 공허함이 명치를 때렸다. 아, 스포츠 팬의 숙명이란 이런 것일까.
힘겹게 경기장을 빠져 나오며, 마지막으로 한 번 지난 3개월 동안 두 번째 집이라고 부 를 수 있었던 경기장을 돌아보았다. 팬으로서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 고민하면서…사실 나는 세바라기이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인 솔로지옥 시즌 3를 통해 KBL에 입문 하고, 엘지 세이커스 팬이 되어 버린 미국에서 온 세바라기.

나는 지난 2024년 1월, “관희야!”라고 적힌 포스터를 손에 들고 나타났던 첫 농구 경기를 회상했다. “나는 당신을 보기 위해 미국에서 9,294km를 여행했습니다!” 솔로지옥 3 출연 자였던 이관희 선수의 매력에 한국행을 결정했다. 시리즈를 본 후, 이관희 선수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는데, 아직도 팀 우승을 간절히 바라는 36살 베테랑 농구선수라는 사실이 더 신기했다. 대부분의 이관희 선수의 해외 팬과는 달리 나는 그의 오랜 농구 선수로서 의 커리어에 더 관심이 많았다. 시즌 경기 이후에 나는 한국을 두 번 더 방문하고, 6개 도시의 15개 경기를 관람하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6만 5천 킬로 미터 이상을 여행 했다.
“왜?” 사람들은 종종 저에게 묻곤 했다. 미국에서 NBA를 볼 수 있는데, 왜 굳이 한국까 지 와서 농구를 보는 거냐고.
맞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나는 이관희 선수가 챔피언 리그 첫 우승을 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다. 이관희 선수의 소속 구단인 엘지 세이커스가 챔피언 리그에서 첫 우 승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스포츠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평생 스포츠 팬(나는 미국 – CNN San Francisco와 KTVU Fox 2 미디어의 스포츠 기자 출신이기도 하 다.)으로서, 엘지 세이커스와 이관희 선수가 써 내려갈 스토리를 생생하게 보고, 여정을 함께 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다.

안타깝게도,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2023-2024 시즌 동안 엘지 세이커스 선수들은 충분 히 박수 받을 만 했다. 구단 내 많은 선수들이 개인 기록을 달성했고, 유기상선수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아셈 마레이 선수가 리바운드 상을 수상했다. 그 와중에 KBL 시상식에서 내 인터뷰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니! 시즌 중에는 이관희선수와 저스틴 구탕 선수를 위한 커피차 이벤트를 해외 팬들이 함께 진행 하기도 했다. 저스틴 구탕은 외국인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커피차 이벤트를 받기도 했다.
나는 이번 시즌 동안 NBA, NFL, MLB 는 저리가라 할 정도의 한국 프로농구 선수들의 팬 서비스를 생생하게 경험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응원하는 선수들을 눈 앞 지근 거리 에서 본 다는 것은 꿈도 못 꾼다. 한국에서는 경기 당일에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 다니! 그것도 두번이나 말이다. 선수들은 기꺼이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특히 양홍석 선수의 팬 서비스는 최고가 아닐까 싶다. 매번 홈 경기 후 늘 마지막은 아니더라 도 양홍석 선수를 기다리는 모든 팬들에게 늘 감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창원의 농구 문화는 인상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외국인 팬들을 환영해 주었고, 소속감을 주었다. 일면일식도 없는 세바라기들은 너무 감사하게도 김밥, 햄버거, 망고쉐이크 같은 간식거리에 KBL 기념품, 선수 컬렉션 카드, 여행가방 태그, 경 기 티켓까지 구해 주었다. 홈팀을 응원하는 세바라기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매 경기 마다 승리를 간절히 염원하는 세바라기들의 진정성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나는 팬들 뿐만 아니라, 엘지 세이커스 구단으로부터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시즌이 점점 지날 수록 엘지 세이커스의 김영국 통역사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경기를 볼 수 없었을 것 이다. 서로 얼굴을 익히며 친해졌고, 나를 기억하고 이름을 불러주니 고마운 마음에 엘지 세이커스 팀 자체가 더 좋아질 수 밖에 없었다. 지금껏 다른 스포츠 팀과는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소중한 인연이다.

과연 이 3개월간의 여정은 늘 꽃길 이었을까? 물론 아니다. 컨디션 난조로 몸이 안 좋을 때도 있었고 심지어 다른 해외 팬들의 명예훼손과 온라인 괴롭힘을 받을 때도 있었다. 외국인 신분으로는 KBL 사이트 로그인이 원활하지 않아 답답하고 불편했고, 다른 사람 들에게 부탁해서 어렵사리 티켓팅을 해야 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시즌 동안 지역 사회의 지원은 전무해 보였다. 거리의 현수막과 비즈니스 창구에 전시될 포스터/간판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지역 팀에 대한 공동체 정신과 지원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즌 동안 노란 물결이 도시 거리에 넘쳐나는 것을 보는
것은 볼거리가 될 것입니다.

실망스러움도 잠시, 한국 농구를 향한 나의 열정은 식을 줄을 몰랐다. 가장 잊을 수 없었 던 순간을 꼽으라면, 부산에서 경기 승리 후 비를 맞으며 1시간 넘게 걸었던 것과 무엇 보다도 이번 시즌 최고의 순간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윤원상 선수의 버저비터 위닝슛 에 상대팀 응원석 한가운데 앉아서 (큰 소리로) 환호 했던 순간이다. 모든 추억 하나하나 가 나의 여정 중에 만난 모든 인연과 함께 나의 마음속 깊이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대한민국,
창원시,
창원 엘지 세이커스에 감사하다.
그리고 이관희 선수에 고마움을 전한다.
이관희 선수의 영향력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의 심할 여지 없이 이관희 선수의 솔로지옥 3 출연은 기존의 팬덤을 더욱더 견고하게 구축 했고, 많은 팬들이 온/오프라인으로 KBL에 입문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엘지 세이커스 팬들이 생겨났고, 더 중요한 것은, 이관희 선수로 인해 새로운 농구 팬들이 늘 어났다는 것인데, 그의 영향력의 결과 생각한다.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 일지, 지속될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지만, 이관희 선수의 능력이 인정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서 다음 시즌에 한국에 다시 올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한 말씀이다! 이번 시즌 과는 다른 다음 시즌의 여정이 벌써 궁금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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